| 2018.06.30 pm11:38분, 시작 캠퍼스 지원서를 쓰다
처음 시작은 남편의 권유 덕분이었어요.
함께 시작 캠퍼스를 해 보면 어떻겠냐고 묻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내 의견은 묻지도 않고, 혼자 신이 나서
시작캠퍼스의 좋은 점들을 나열하기 시작했죠.
그런데...
그런데...
마음이 움직이지 않더라구요.
스케치북을 펴놓고 자기소개서를 쓰자고 재촉하다 제가 시큰둥하자
저를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과 급기야 싸우게 되었어요.
끈질긴 권유에도 제 마음이 움직이지 않았던 이유,
남편의 플랜 속에 나의 퇴사는 없었기 때문이에요.
남편이 저와 결혼한 이유 중 하나가 '교사'였기 때문이었고,
최소 부부 중 한 명은 안전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어요.
저는 남편에게 '육아휴직 종료 = 복직' 이라는 전제 하에
시작캠퍼스가 무슨 의미가 있냐고 물었고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한다 하더라도 육아휴직이 끝나고,
학교로 다시 돌아온다는 전제가 있으면
"나는 시작할 수 없다.
시작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
고 말을 꺼냈어요.
그러자 남편이 묻기를
-자기 학교 그만두고 살 수 있어?
-응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천직이라며? 학교가 좋다며? 아니었어?
-학교가 답답해지기 시작했어.
-......
그렇게 저는 시작 캠퍼스 마감 3일을 앞두고 저의 마음에게
이야기를 건네오기 시작했어요.
제 마음 속에 가장 큰 욕망은
"나를 진짜로 원하는 곳에서 의미(가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
사실, 태어날 때부터 살았던 익산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지만(ㅋㅋㅋㅋㅋ)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컸어요.
그럼 나는 어떤 가치를 남길 것인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나는 진짜 뭘 하고 싶은 걸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막 쏟아졌어요.
단 한 번도 이렇게 내 삶을 치열하게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진짜 내 삶을 고민하게 된 거죠.
꿈을 이루고 나서야
진짜 꿈을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렇게 하얀 도화지에 내 꿈을 적어내려 가다보니
그 때부터 가슴이 뛰기 시작했어요!!
쿵쾅쿵쾅!!
"청소년을 위한 시작캠퍼스!!"
'아!! 이거야!!! (무릎 탁!!)
내가 하고 싶었던 것!!
내가 지금 치열하게 하고 있는 고민을 10대, 20대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자기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뭔지 진짜 하고싶은 게 뭔지 뭘 잘하는지
단 한번만이라도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까운 마음들은 결국 내가 해야할 일들로 연결되는구나.
학교에서 전달해야만 하는 지식교육 말고
진짜 꿈을 찾는 여정을 돕는 것!!
아이들이 희망을 꿈꿀 수 있게 길목에서 길을 안내해주고
너의 길이 맞다고 응원해주는 것.
그리고 그들의 꿈을 세상과 연결해주는 것.
이게 내가 진짜 하고싶었던 거잖아!!!
그런데 이 감정을... 어떻게 전하지?
이 벅찬 감정을 어떻게 전하지?
그래서, 일단 글로 써봤어요.
이렇게 자기소개서를 보내고 6일 동안 기다렸어요.
얼마나 피가 말랐는지.. 상상 그 이상입니다.ㅋㅋ
(임용 합격자 발표날도 이렇게 떨리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메일이 도착했다는 소식과 함께..
사시나무 떨 듯..
오뉴월에 손 덜덜 떨어가며...
눈 질끈 감고, 메일함 열기 클릭!!!!!!!!!!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저.. 합격! 했어요!ㅋㅋ
오.지.게.
좋으네요~
그대로!!!!
달려나가서 소리지르고 싶었어요..ㅋㅋㅋㅋㅋㅋ
합격했다고 동네방네..ㅋㅋ
소문내고 싶었는데...
참...았...답..니..다....ㅋㅋ
자! 이제부터 가즈아!!!!!!!!
하며 저의 시작캠퍼스는 시작되었습니다!!